삼복(三伏) 더위에 푹푹 쌓이는 몸 안의 열을 내리는 식품이 넷 있다. 포공영ㆍ감국ㆍ금은화ㆍ치자다. 동양에선 이 넷을 체내에 쌓인 열을 식히는 청열(淸熱)식품으로 분류한다. 포공영은 민들레, 감국은 약용국화, 금은화는 인동초의 꽃을 가리키는 한약명이다. 청열 식품이 몸 속 열을 내릴 뿐 아니라 항산화 효능도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광주여대 식품영양학과 박성혜 교수는 차로 가볍게 끓여 마실 수 있는 포공영ㆍ감국ㆍ금은화ㆍ치자 등 네 청열식품의 항산화 효과를 조사했다. 이 연구결과는 ‘청열 효능을 지닌 약선 재료의 기미론(氣味論)적 의미와 식품학적 특징’이란 제목으로 한국식생활문화학회의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박 교수는 포공영ㆍ감국ㆍ금은화ㆍ치자의 항산화 활성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전자공여 능력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을 검사했다. 만병의 근원인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酸化)를 억제하는 것이 항산화 효과다. 항산화 효과가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뇌ㆍ혈관ㆍ피부 세포의 손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활성산소는 대부분 과도한 스트레스ㆍ술ㆍ담배ㆍ자외선 등 주변 환경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네 청열식품 모두 합성 항산화제(식품첨가물의 일종)로 쓰이는 부틸하이드록시톨루엔(BHT)보다 오히려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치자의 전자공여 능력은 66.1%로 BHT(100ppm)보다 3배가량 높았다. 포공영ㆍ감국ㆍ금은화의 전자공여 능력은 각각 39.3%ㆍ27.6%ㆍ42.1%였다. 전자공여 능력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항산화 능력이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플라보노이드는 강력한 천연 항산화 성분 중 하나다. 포공영의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100g당 44.1㎎으로 최고였다. 다음은 치자(38.2㎎)ㆍ감국(3㎎)ㆍ금은화(9.5㎎) 순서였다. 박 교수는 “네 청열식품 중에선 치자의 항산화 능력이 가장 눈에 띄었다”며 “포공영ㆍ감국ㆍ금은화ㆍ치자를 활용한 천연 항산화제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에선 식품에 포함된 각 성분의 역할을 보고 영양 가치ㆍ효능을 평가한다. 동양에선 실제로 섭취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미론으로 식품 효능의 우열을 매긴다. 음양(陰陽)이론에 기초한 기미론에선 한량온열(寒凉溫熱)의 기운과 신맛ㆍ짠맛ㆍ단맛ㆍ매운맛ㆍ짠맛의 다섯 가지 맛의 기운을 근거로 해 식품을 평가한다. 차가운 성질을 지녀 체내 열로 인해 눈이 충혈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열증을 완화하는 포공영ㆍ감국ㆍ금은화ㆍ치자를 기미론에선 청열식품으로 분류된다. 박 교수는 “동양에선 당뇨병ㆍ고혈압도 오장육부(五臟六腑)에 열이 많아 생기는 질병으로 친다”며 “그래서 청열 식품을 성인병 환자에게도 이로운 식품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저작권 ⓒ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데일리 푸드앤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네이버밴드 카카오스토리 푸드앤메드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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